건강 정보실

웃음치료보다 눈물치료가 먼저

이관형 2011. 10. 27. 07:59

 

웃음치료보다 눈물치료가 먼저

 

웃음치료 이후 관심을 모으고 있는 또 하나의 인지행동치료가 눈물치료인데,

웃음치료와 같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웃음뿐 아니라 눈물 역시 우리에게 에너지를 준다.

실컷 울고 나면 가슴이 후련해지고 감정이 정리가 되며 새로운 희망도 생긴다.

울어야 할 때 울지 못한 사람은 슬픔을 해소하지 못해 오래도록 상처로 남는다.

눈물도 웃음만큼 중요하다.

우리의 감정은 내분비계와 면역계에 변화를 가져오는데 눈물은 우리 몸에 해로운

스트레스 호르몬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눈물은 기쁨과 슬픔의 균형을 맞추는 유익한 체액이기도 하다.

눈물치료는 웃음치료와 달리 아늑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조용한 장소에서 행해진다.

진료실은 가장 적합한 장소다.

가능하면 음악을 틀고 내담자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어준다.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면 엉엉 울도록 지지해 준다. 의도된 눈물도 괜찮다.

울다 보면 더욱 슬퍼져 실컷 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실컷 울고 난 뒤에는 대부분 가슴이 후련해졌다고 말한다.

마음이 정화된 것이다.

이때 흘린 눈물을 분석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눈물은 완결의 의미를 가진 에너지다.

울 만큼 울어야 다음 단계의 감정이 살아나기 때문이다. 슬픔이 비워진 뒤에야 웃음이 깃들고

마음에 치유가 일어난다.

그렇게 웃음에 익숙해지면 웃음명상으로 내면의 깊은 곳까지 기쁨으로 물들게 한다.

한 달 전, 잡지에 실린 기사를 읽고 웃음치료에 대해 알게 되었다며 결혼 12년차 주부가 찾아왔다.

그녀가 웃음을 잃어버린 것은 같이 사는 시어머니 때문이었다.

결혼할 때부터 혼수가 적다는 이유로 구박하던 시어머니는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며느리를 못살게 굴었다.

게다가 치매 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심한 욕설까지 퍼붓는다고 했다.

이야기를 하는 그녀의 눈에 물기가 어리더니 어느 순간 울음이 터져 나왔다.

마음껏 울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자

그녀는 목 놓아 한참을 울었다. 시어머니를 용서하고 원망하지 말라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그 순간 중요한 건 실컷 울도록 돕는 일이었다.

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그녀는 다시 오겠다며 진료실을 나갔다.

약속된 날, 그녀는 오지 않았다. 그녀가 나타난 것은 한 달여가 지난 후였다.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어요?”

 “그날, 태어나서 처음으로 그렇게 울어 본 것 같아요. 집에 가는데 속이 얼마나 후련하던지….

우는 것도 이렇게 좋은데 웃는 건 얼마나 좋을까 싶더군요.

그래서 가까운 보건소에서 매주 두 번씩 웃음치료를 받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4주가 지났다.

웃음치료를 받고 집에 온 날은 시어머니의 욕설도 전처럼 심하게 들리지 않았다.

12년간 차곡차곡 쌓여온 원망과 미움도 확연히 줄었다.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었어요. 예전에 학교 다닐 때 친구랑 머리채 휘어잡고 싸운 적이 있어요.

그렇게 싸우고 나서 무슨 일로인가 한바탕 웃었는데,

그러고 나니 친구가 한없이 다정해지더군요.

그 친구랑 사이가 좋아졌던 것처럼 시어머니와의 관계도 좋아질 것만 같아요.”

그녀는 우리 병원의 웃음치료교실에 나오고 싶다고 했다.

매주 금요일 오후 5시부터 6시까지, 그녀는 서서히 분위기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자신보다 훨씬 힘든 상황에 처한 사람들이 밝게 웃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고

참 행복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녀가 시어머니의 손을 잡고 웃음치료교실에 나타난 것이다. 사자 웃음에서 웃음 샤워까지,

그녀는 시어머니와 함께 웃을 수 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놀랍기만 했다.

이제 시어머니는 그녀의 웃음 파트너다.

웃음이 아니었다면 그녀는 여전히 시어머니에 대한 미움으로 고통 받으며 살고 있었을 것이다.

웃음 전에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눈물을 쏟아낸 자리에 웃음이 깃들면서 찾아온 행복이었다.